김중만 사진전 《상처 난 거리》

사진의 힘은 멈춰 서서 계속 보게 하는 데서 나온다.

롤랑 바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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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진미술관에서 오는 11월 3일 김중만 사진전 《상처 난 거리》를 개막한다. 작가가 2008년부터 촬영해온 뚝방길의 나무들을 간결한 선과 여백으로 대형 한지에 프린트한 이번 전시작은 메케한 냄새와 먼지 때문에 인적이 드문 거리에서 제자리를 지켜온 나무를 통해 치유하고 변화하는 관계를 사진으로 담았다.

 

김중만

KIM Jungman

한국전쟁 직후 1954년 철원에서 출생한 사진가 김중만은 개인사로 그가 지닌 역량에도 불구하고 한국 미술계에서 과소 평가 되어왔다. 십대시절 아프리카 부르키나 파소에 파견된 외과 의사 아버지를 따라 한국을 떠났다. 고국을 떠나면서부터 시작된 이 긴 여정은 그를 유럽에서 순수회화를 공부하게끔 이끌었으나, 1974년부터 1977년까지 프랑스 니스에 위치한 프랑스 국립 예술 학교 빌라 아르송에 재학하며 마침내 사진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발견하게 된다.

1979년 아를 국제 사진축제에서 권위 있는 최우수 젊은 사진가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프랑스에서 가장 젊은 사진 작가 80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신의 뿌리를 찾고자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리처드 아베돈, 헬무트 뉴튼, 사라 문, 허브 리츠와 같은 당대 상업 사진가들의 영향을 받아 1980~1990년대 아시아 상업사진의 창조를 자신의 길로 삼았다. 이후 그는 2000년 korea.com에서 33인의 한국 문화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으며 올해의 패션 사진가상을 수상했다.

예술성과 상업성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게 하는 한국 사진계의 이분법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해온 김중만의 작품들이 지닌 가치는 최근에서야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2006년 돌연 상업 사진작가로서의 유명세와 화려한 경력을 뒤로 한 채 한국의 가장 유명한 모델, 음악가, 배우와 여배우들의 사진을 찍는 것을 중단하고 한국의 지역으로 렌즈를 돌렸다. 그는 예술가로서의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논의하기보다 9년간 대부분을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그의 작품이 왜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중만은 평소와 같은 낮은 음성으로 “노력해왔으나, 스스로에게 “이대로 충분한가”라는 질문을 계속 해왔다.” 겸손히 말을 이으며, “지금이라면, 작품을 보여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고 답했다. 국제적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는 그의 소망은 2013년 파라마운트 픽쳐 스튜디오가 미국 로스 앤젤레스에서 개최한 파리 포토 행사에서 두 장의 사진을 샌디에고 사진미술관에 판매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2010년에 5번째 마로 상을 수상하고, 2015년 로펠러 재단에서 수여하는 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작품은 칼하트의 살로미와 에드윈 페, 아쿠오 에너지의 패트릭 루카스, 말레이시아의 니콜 팅 얍 등 뉴욕, 로스앤젤레스, 홍콩, 상하이 등 전세계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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